임성재(24)가 몸이 흔들릴 정도로 부는 강풍 속에서도 선두권 성적을 유지하며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임성재는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제8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를 맞바꿔 2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전날 5타를 줄여 단독 선두였던 임성재는 오후 조 선수들을 남겨두고 공동 선두 자리에서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샬 슈워첼(남아공)과 10번홀까지 3언더파를 기록한 대니 윌렛(잉글랜드) 등이 임성재와 선두 자리를 나눠 갖고 있다.
타수를 잃었으나 여전히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격차다.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강풍 때문에 많은 선수가 고전하고 있다. 임성재를 비롯한 선수들은 이날 최대 시속 48㎞에 달하는 강풍 속에서 경기했다. 임성재는 "바람이 불다, 안 불기를 반복해 신경 쓰면서 경기하느라 어려웠다"며 "전반적으로 어제보다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1번홀(파4)에서 보기로 출발한 임성재는 3번홀(파4)에서 버디로 실수를 만회했다. 티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 잘 보냈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버디 퍼트로 마무리했다.
9번홀(파4)까지 파로 잘 막은 임성재는 그러나 후반부터 롤러코스터를 탔다. 10번홀(파4)에서 또 다시 보기를 범했다. '아멘코너'에 진입한 뒤엔 12번홀(파3)에서 1타를 더 잃었다. 이후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쏟아낸 뒤 경기를 마쳤다.
임성재는 "공격적으로 경기하기보단 스코어를 지킨다는 전략으로 임했다. 이것이 스코어를 크게 잃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바람이 많이 불면 스코어를 잃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감정적으로 된다. 감정 조절을 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임성재는 전날 1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이 세 번째 마스터스인 임성재는 경기 뒤 프레스빌딩 인터뷰룸에서 마이크를 잡는 경험도 했다. 임성재는 "소셜미디어에서만 보던 자리에 설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3라운드에 돌입하는 임성재는 "당장 우승을 목표로 하기보단 상위권에 들려고 노력할 것이다"라며 "그러면 우승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