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i>
지난 4월 4~8일 주간 가장 주목을 받은 바이오 헬스케어 종목은 엘앤씨바이오입니다.
지난 1주일 간 엘앤씨바이오 주가는 3만7800원에서 4만600원으로 7.4%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10.1%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엘앤씨바이오는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이 주력인 바이오 회사입니다. 죽은 사람의 피부와 연골, 뼈 등 11개 조직이 이식 대상 '제품'입니다.
피부는 표피와 지방 사이에 있는 진피를 이식재로 사용합니다. '메가덤'이라는 제품입니다. 엘앤씨바이오 메가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유방 재건 수술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메가덤을 비롯한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이 지난해 엘앤씨바이오 전체 매출의 81.6%에 이릅니다. 의료기기, 기능성화장품 등에서도 매출이 일부 나옵니다.
지난해 엘앤씨바이오의 전체 매출은 457억원, 영업이익은 132억원입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주가가 크게 오른 건 회사의 새로운 기대주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메가카티' 임상 소식 때문입니다.
골관절염 치료 의료기기로 개발되고 있는데, 작년 말 48주 추적 관찰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현재 임상대행기관(CRO)에서 임상 결과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르면 이달 중에 임상 결과를 공개하고 다음달 초 규제당국에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회사 계획대로라면 연내 품목 승인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30일 주가가 10% 넘게 급등한 것도 이런 계획이 하루 전(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유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메가카티는 사람 유래 연골인 초자연골을 가공해 무릎 연골을 재건하는 제품입니다.
메가카티는 인공 관절을 삽입하거나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기존 방식과 차별화됩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국가대표 감독이 받은 것으로 잘 알려진 메디포스트의 간판 제품 '카티스템'이 대표적인 줄기세포를 이용한 골관절염 치료제입니다.
카티스템은 수술이 필요하지만 메가카티는 주사제입니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치료 방식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이고 치료 효과도 빠르다"고 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한 종목은 유나이티드제약(한국유나이티드제약)입니다. 지난 5일 하한가를 맞으며 전날 4만3450원이던 주가가 순식간에 3만45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배경은 오리무중입니다. 이렇다 할 돌발 악재가 나타난 게 아니어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5개 의약품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3개월 제조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지만, 이는 지난달 21일 나온 조치입니다.
투자업계는 특정 외국인 투자 세력의 매매에 주목합니다. 하한가로 떨어진 지난 5일 외국인은 108억원어치(33만4450주)를 순매도했습니다. 다음 날에도 109억원(34만7770주)을 순매도 했습니다.
거래량도 많지 않고 변동성도 워낙 작은 종목이어서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가 주가를 확 끌어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9.8%이던 외국인 보유율은 단번에 5%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지난 5~6일 모간스탠리 서울지점은 46만6550주, 에스지증권은 19만2656주를 순매도하며 해당 기간 누적 순매도 상위 1,2위 창구에 올랐습니다.
재밌는 건 이들 창구가 지난 1년 간 지속적으로 매수 주문이 들어왔던 창구라는 점입니다.
외국인 '매도 폭탄'이 나온 직전인 올 4월 4일까지 지난 1년 간 유나이티드제약 순매수 1,3위 주문 창구가 각각 모간스탠리 서울지점(43만2093주)과 에스지증권(17만5058주)입니다.
지난 1년 간 이들 두 창구를 통해 순매수한 규모와 지난 5,6일 집중적으로 순매도한 물량 규모가 엇비슷합니다.(46만6550주와 43만2093주, 19만2656주와 17만5058주)
다만 이들이 왜 갑자기 매도 폭탄을 던졌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특정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 일시적으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온 것으로 봐서 특정한 투자 세력이 한동안 꾸준히 매집했다가 일종의 '매도 트리거'가 발동하면서 순식간에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이 매너저는 "매수와 매도 주문이 집중된 창구가 사실상 일치한다는 점에서 동일 투자 세력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습니다. 회사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 외국인 수급 이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일부는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이 외국인 투자 세력이 유나이티드제약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회사 측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통화에서 "주가 급락 배경을 찾기 위해 내부 회의도 했지면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도 순항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