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0년 만에 최고의 인플레이션…
올 1분기 미국 증시를 휩쓴 키워드들이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약 6%가량 하락했지만 커진 변동성으로 개별 종목의 희비는 엇갈렸다. 투자전문매체 모닝스타는 지난 7일 올 1분기 미국 증시의 승자와 패자를 꼽았다. 올 들어 최근까지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과 하락률이 거셌던 종목을 추렸다. 원자재에 민감한 종목들은 가파르게 올랐고, 공급망 문제 등의 영향을 받은 종목은 많이 내렸다.
1분기 증시의 승자는 에너지주였다.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10개 기업 중 7개가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사업을 했다. 글로벌 석유·셰일 기업 옥시덴털페트롤리엄(종목명 OXY)이 1위 자리에 올랐다. 1분기 주가 상승률이 96.2%에 달한다. 상승하는 유가와 더불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선택도 받았다. 버핏이 지분을 확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하루 만에 주가가 18% 가까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에너지 시추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텍사스 원유 시추 업체인 패터슨UTI(PTEN)는 83.7% 오르며 두 번째로 주가 상승률이 높은 기업이 됐다. 역시 시추업을 하는 헬머리치&페인(HP)도 같은 기간 81.9% 상승하며 3위 자리에 올랐다. 셰일 생산기업 앤테로리소시스(AR)는 74.5%, 레인지리소시스(RRC)는 70.4% 오르며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비료 생산업체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시에다드퀴미카(SQM)와 모자이크(MOS)는 칼륨·인산염 비료를 생산하는 회사다. 각각 69.7%, 69.6% 뛰었다. 지정학적 갈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의 비료 수출 길이 막히자 비료 가격이 치솟았다. 러시아는 비료 원료인 칼륨 등의 주요 생산국이다. 세스 골드스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비료주들의 주가는 더 뛸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기업의 하락세는 두드러졌다. 주가가 가장 크게 떨어진 기업은 중국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기업 I-MAB(IMAB)였다. 올 1분기 65% 넘게 떨어졌다. 모닝스타는 “회사의 핵심 자산 중 하나인 암 치료제가 제대로 개발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졌다”고 했다. 메타버스 대장주 로블록스(RBLX)는 55.2% 하락하며 최악의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 2위에 올랐다. 이용자 수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상승의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온라인 패션업체 파페치(FTCH) 주가도 54.8% 떨어졌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