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귀환?…박근혜 전 대통령, 유영하 지지 성명

입력 2022-04-08 08:51
수정 2022-04-08 08:56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 당시 본인을 변호했던 유영하 변호사의 대구 시장 도전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특정 인물을 공개 지지한 것은 2012년 대선 이후 10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8일 공개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 유영하 후보를 후원할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도 유영하 후보에 따뜻한 후원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동영상에서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4분 남짓의 동영상에서 박 전 대통령은 "대구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개인의 안위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며 자신을 희생한 선공후사 정신이 살아 있는 도시"라며 "돌아오던 날 많은 분들이 반갑게 맞아줘 감사했고, 나를 항상 지지해준 마음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대구시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도 일신의 편안함 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 나라의 근대화를 이끌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했다"며 "나 역시 아버지 유지 받들어 국민 행복 시대 열고 싶었고,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신뢰 받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간절한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와 인연과 관련해서는 "유영하 후보는 지난 5년간 내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럽던 시간을 내 곁에서 함께 했다"며 "나를 알던 모든 사람이 떠나가고 심지어 나와 인연 부정할 때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힘든 시간을 곁에서 참아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이런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눈과 귀 가리고 너와 만남 차단한다는 모함 받고 질시 받았음에도 한마디 변명 없이 묵묵히 비난을 감내했다"며 "유 후보의 후원회장알 맡게 된 것은 유영하 후보의 부탁도 있었지만 이심전심"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다한 꿈을 나의 고향이자 유영하의 고향인 대구에서 유 후보가 나를 대신해 이뤄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유영하 후보는 대구시를 한단계 도약시켜 긍지를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여러분 기대 저버리지 않고 자신의 약속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동영상을 맺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는 유 변호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이 나섰으며 권영진 대구시장도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보수 지지세가 가장 강한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노경목/양길성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