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은행 실적에 중요한 가계대출 자산이 줄어들면서 은행 간 금리 인하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0.10∼2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고정금리 구분 없이 창구 대출 금리가 0.2%포인트 내려간다. 앱 등 비대면 대출 금리는 0.1%포인트 낮아진다.
3가지 전세자금 대출 상품(주택금융공사·서울보증·주택도시보증)을 이용하면서 금융채 2년물 기준의 고정금리를 선택해도 0.25%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전세자금대출에 0.1%포인트의 장애인 우대금리도 신설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 부담 완화와 금융비용 경감, 상품경쟁력 강화에 따른 영업 동력 활성화를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의 고정금리(2년물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세입자들의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KB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 상품은 0.15%포인트 내렸다. KB전세금안심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과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도 각 0.55%포인트, 0.25%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행도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은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꼽히는 가계대출 자산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2월 말보다 2조7436억원 감소했다.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간 금리차)가 커졌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 기준 예대마진은 2.27%포인트로 2019년 6월(2.28%포인트)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