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에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확보한 결과다. 다만 향후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LG전자는 7일 장중 11만2500원까지 신저가를 기록했다. ○'최대 실적' 효자는 프리미엄 가전·TVLG전자는 올 1분기 매출 21조1091억원,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6.4%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177.4%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최대 기록 경신하게 됐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생활가전에서 7조7000억원, TV에서 4조4000억원 이상 매출을 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최대 영업이익은 특허 수익 등 일회성 수익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올 1분기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불리는 LG 오브제컬렉션으로 꼽혔다. 가전·에어컨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색상과 제품군을 늘려 고급 가전 시장을 확대했다. 지난해 ‘전통 강자’ 미국 월풀을 앞지르고 거둔 세계 가전 매출 1위 자리를 1분기에도 지킨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한 몫 했다.
HE사업본부(TV)는 올레드(OLED)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LG전자 TV 매출 중 OLED TV를 포함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40% 안팎으로,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불확실성 계속…"원가구조 개선 집중"노트북, 모니터 등이 주력인 BS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처음으로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비대면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학·신학기를 맞아 정보기술(IT) 제품 신규·교체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B2B(기업 간 거래) 시장도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부는 1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 지연이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실적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여파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LG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11만2500만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기록했다. 실적 공개 직후엔 소폭 상승, 전일보다 0.88% 오른 11만4500원에 장마감했다.
올 2분기 경영환경은 1분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계속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원가 구조 개선, 효율적 자원 운영을 강화하며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이달말 사업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