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이 6일 대구 3대 구상, 7대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의원 경선사무소 제공·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대구시청 이전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달서구 두류동 옛 두류정수장 부지로 이전이 이미 결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에 대해 전날 '원점 재검토'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중구 선거준비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청이 이전한 자리에는 시청에 버금가는 새로운 도시 계획을 세워서 중구에 도심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는 것은 막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홍 의원은 3대구상 7대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시청 이전에 대해 "시청은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 시청 이전 사업을 전부 검토해보고 그때 결정하겠다. 시청 이전이 그리 급한 업무인가"라며 "시청 이전에 들어가는 막대한 세금을 차라리 두류공원에 투자해 두류공원을 더 좋게 바꾸는 것이 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민들이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합숙까지 하며 숙의한 끝에 결정된 사안을 무시하는 일이 아니냐라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당내 경쟁자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시민이 직접 참여해 민주적 공론화로 어렵게 마련한 이전 계획을 하루아침에 백지화한다는 발표에 과연 대구시장 후보가 할 말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논란이 일자 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시청이전 재검토가 무효화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입장을 밝힌 뒤 7일 오전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홍 의원은 "어제 언론 보도가 나간 뒤에 많은 시민들의 걱정이 있었다. 그리고 저한테 직접 연락 오는 분들도 많았다"며 "대구시의 주인은 대구 시민들이다. 그래서 시청 이전은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홍 의원은 “입장번복이 아니라 혼선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이야기한 것은 일반 원칙이다. 일반 원칙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 앞으로 시정을 담당하면 제 고집대로 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추진할 것은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