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2차 부스터샷(4차 접종)을 맞아도 감염 예방효과가 빠르게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에서 만 60세 이상 중장년층 125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부스터샷 효과를 평가한 결과다. 다만 4차 접종을 한 뒤 중증질환 발생 위험을 낮춰주는 효과는 6주 넘게 지속됐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등의 공동연구팀은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0세 이상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1월 2일부터 3차 접종을 받은 지 4개월이 지난 만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백신 4차 접종을 시작한 나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스라엘보건부 데이터베이스 등을 활용해 백신 접종자 125만2331명의 코로나19 예방 효과 등을 파악했다. 연구는 백신 3차 접종자와 4차 접종 후 1주일이 지난 만 60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증상 발현 여부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백신 4차 접종자들은 접종 초기에는 3차 접종자보다 코로나19에 덜 감염됐다. 백신 4차 접종을 받은 뒤 4주가 지날 때까지는 감염 위험이 3차 접종자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4차 접종 후 8주가 경과하자 4차 접종자의 코로나19 감염률은 3차 접종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갔다.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증도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엔 4차 접종이 효과 있었다. 백신 3차 접종자는 4차 접종자보다 중증 위험이 높았다. 4차 접종을 한 뒤 4주가 지나자 3차 접종자의 중증 악화 위험은 4차 접종자보다 3.5배 높아졌다. 6주 뒤엔 그 차이가 4.3배까지 벌어졌다. 4차 접종자는 백신을 맞은 지 6주가 지난 시점까지 중증 예방효과가 계속 유지됐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마치면 3차 접종만 했을 때보다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상당기간 막아줄 수 있지만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에릭 토폴 미 스크립스연구소장은 “4차 접종이 심각한 질환을 막아준다는 분석 결과가 있었지만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연구 이전에 60세 이상 연령층이 4차 접종을 받으면 3차 접종자보다 사망위험이 78%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