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규정은 국가마다 크게 다릅니다. 폴란드는 근로자 건강검진이 필수고, 이집트는 군 복무 여부를 따지기도 하죠. ‘딜(Deel)’은 각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인사관리(HR) 플랫폼입니다.”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반열에 오른 HR 스타트업 딜이 한국에 상륙한다. 댄 웨스트가드 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 진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급격히 늘며 글로벌 단위의 교차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딜은 고객사가 채용한 인재들의 급여 지급 대행뿐 아니라 고용 계약 법률 검토와 복지 체계까지 통합된 관리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딜은 설립 3년차 스타트업이다. 경쟁이 심한 HR 솔루션 시장에서 ‘국가 간 연결’이라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회사 규모를 키웠다. 딜의 진출 국가는 150개국, 고객사는 6000개사를 넘겼다. 지난해 10월 마무리한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서 YC컨티뉴이티펀드, 앤드리슨호로위츠 등 글로벌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로부터 4억2500만달러(약 5178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6조원 수준이다.
웨스트가드 COO는 “초창기 딜은 급여 지급 대행을 목표로 했지만 막상 사업이 진행되니 HR과 관련된 고객사 골칫거리가 여러가지였다”고 했다. 국가별로 급여 지급 규정에 포함된 세금이나 사회복지비 계산 방식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은퇴 연금과 같은 복지 체계와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규정도 달랐다. 딜이 총 250명 이상의 글로벌 법률·세무·회계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다.
그는 “현재 딜은 각국 노무 규정을 준수하는 전자 계약서를 갖추고 몇 분 안에 채용 계약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며 “암호화폐를 포함한 120여 개 이상의 통화로 급여를 지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인 드롭박스, 코인베이스 등은 이런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한국 시장은 기존 HR 솔루션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략한다. 딜의 솔루션이 크로스보더(국가 간 거래) 성격을 띠고 있어 해외 인력 관리 등에 시너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미경 딜 한국대표는 “한국 기업들 사용량이 많은 '워크데이' 같은 HR 솔루션과 연동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고객사들이 쓰던 솔루션을 바꾸지 않고 딜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딜에 투자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도 딜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지원한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직후 설립된 VC다. 박태준 LG테크놀로지벤처스 상무는 “투자한 회사들의 글로벌 인재 수급을 딜의 솔루션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