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순매수하는 종목을 따라 사는 경우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 가운데 기관이 아직 담지 않은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6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기관 1개월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2014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사고 순매도 상위 종목을 파는 식의 ‘롱숏’ 전략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액티브 펀드의 설정액이 줄어들면서 기관의 수급 응집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사모펀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특정 종목에 대한 기관의 지분 신고 등을 역이용하는 전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반대로 기관 수급이 ‘빈집’ 상태인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기관의 순매도세가 강한 종목은 실적 개선 등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숏커버(매도 포지션 청산) 물량이 유입되며 상승세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기관 순매도 팩터를 각각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으로 구분해 수익률을 측정한 결과 순매도 3개월 종목군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기관이 3개월간 순매도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다만 기관의 매도세만으로 종목을 선별하는 것은 부담이 큰 만큼 실적 개선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기관이 3개월간 순매도했고 영업이익은 1개월 전 대비 상향 조정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때 수익률은 108.1%(2015년 말 대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0.68%)을 웃돌았다.
현재 기관의 순매도세가 강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상향된 종목으로는 위메이드와 삼성SDS, 에스티팜, 한전KPS, 현대중공업지주, 일진머티리얼즈, 우리금융지주, 코스맥스, 만도, 후성,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꼽힌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