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여파로 글로벌 벤처자금 1년 만에 감소 [허란의 VC 투자노트]

입력 2022-04-06 14:31
수정 2022-04-12 08:55
올해 1분기 글로벌 벤처 자금이 1년만에 감소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벤처금융 시장도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크런치베이스가 집계한 1분기 글로벌 벤처자금은 1600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의 1840억달러 대비 13%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 자금 조달액이 감소한 것은 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 보다는 7% 증가한 수준이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올해는 팬데믹도 끝나고 새 정부 들어서 기대감이 컸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긴축 등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에서도 벤처자금이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펀딩 단계별로 보면 초창기 시드 자금은 전분기 대비 조달액이 증가했지만, 초기(시리즈 A·B라운드) 및 후기(시리즈 C 이후) 단계는 쪼그라들었다. 주식시장 IPO가 위축되면서 후기 단계 펀딩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1분기 시드 펀딩은 103억달러로 2021년 4분기(101억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 초기 단계 자금은 519억달러로 전 분기의 633억달러 대비 18% 감소했다.

● 후기 단계(사모투자 포함)은 979억달러로 전 분기의 1109억달러 대비 12% 감소했다.

스타트업 IPO도 감소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형 스타트업이 줄줄이 상장하면서 벤처자금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21년 투자된 벤처자금은 6690억달러로 2020년의 3350억달러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올해는 주식시장 투자열기가 잦아들면서 상장을 대기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자금을 받은 스타트업 가운데 올해 1분기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22곳으로, 지난해 1분기 46곳에서 감소했다.

블록체인플랫폼 코어사이언티픽(티커:CORZ), 은행 애플리케이션 데이브(DAVE), EV 배터리업체 SES(SES), 사모증권시장 1위 포지(FRGE), '제2의 에어비앤비'로 불리는 손더(SOND),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업체 리게티컴퓨팅(RGTI)이 스팩(SPAC)을 통해 1분기 증시에 우회 상장했다. 데카콘 유니콘도 감소크런치베이스가 집계한 1분기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데카콘에 새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7곳으로, 지난해 1분기 37곳에서 감소했다.

지난 3월 데카콘에 이름을 올린 터키 배달앱 게티르와 영국 암호화폐 교환플랫폼 블록체인은 각각 118억달러, 140억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에 새로 이름을 올린 곳은 1분기 기준 129개로 전 분기의 146곳 보다 감소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