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출범 5주년을 맞았다. 처음으로 '24시간 365일 열린 은행'을 선보인 케이뱅크는 은행권의 디지털 금융 경쟁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thin filer) 대출을 확대해 금융 문턱 낮추기에 나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로 출범 5주년을 맞이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4월 3일 국내 첫 인터넷은행으로 문을 열었다.
케이뱅크의 계좌 개설 고객 수는 지난달 말 기준 75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계대출 확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와의 계좌 연계 등의 효과로 1년 만에 가입자가 498만명 급증했다. 6초마다 1명씩 가입자가 늘어난 셈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2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가계대출 급증에 힘입어 이자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케이뱅크는 2020년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해 1년 만에 취급액 1조원을 넘겼다. 전세대출도 금리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 출시 반년 만에 6000억원을 내줬다. 그 결과 출범 첫 해인 2017년 134억원이었던 이자수익은 지난해 1980억원으로 15배 가까이 늘었다.
비이자수익도 흑자 전환했다. 2017년 86억원 마이너스였던 비이자수익은 지난해 196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중·저신용자와 씬파일러 대출 실적이다. 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5년간 실행한 중·저신용자 대출 금액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대출의 20%가 넘는 비중이다.
케이뱅크는 대출을 심사할 때 차주의 통신사 요금제·할부금 등 통신 데이터와 백화점·마트에서의 쇼핑 데이터 같은 대안정보까지 활용하는 맞춤형 신용평가모형(CSS)을 올해 도입했다. 이에 따라 상환 능력이 있어도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씬파일러의 대출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맞춤형 CSS 도입으로 씬파일러의 대출 승인률은 이전보다 약 31.5% 높아졌다.
중·저신용자와 씬파일러의 대출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금리 인하 효과도 톡톡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이 은행의 중금리대출 평균 금리는 연 5.98%다. 연 14.96% 수준인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금리보다 훨씬 낮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케이뱅크로 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탄 금액은 약 3000억여원"이라며 "금리를 고려하면 약 400억원의 이자 경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출범 5주년을 기념해 4월 한 달 간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다. 이달 중 '신용대출' '신용대출 플러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대출상품 3종에 새로 가입하는 소비자 가운데 5명을 뽑아 1년치 대출이자 전액을 돌려준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앞으로도 재미와 혜택을 결합한 예적금 상품과 100% 비대면 대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며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투자 서비스, 각 업권 선도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한번 더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