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필드로 돌아온다.
우즈는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제8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단 현재로서는 올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연습 라운드를 더 소화한 뒤 몸 상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우즈가 PGA투어 정규 대회에 출전하는 건 2020년 11월 마스터스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우즈는 지난해 2월 자동차 사고를 당한 뒤 두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고 회복에 전념해 왔다. 지난해 12월 가족 대항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출전했으나, 사고 후 공식전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전날 열린 연습라운드에서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드라이버로 비슷한 거리를 내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걸음걸이는 불편한 듯 보였으나, 1번 홀부터 9번 홀까지 이어진 연습라운드를 걸어서 소화했다. 우즈는 "의사들이 일단 선수로서 복귀할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며 "물론 선수 생활을 얼마나 이어갈진 모른다"고 했다. "물론 이에 따르는 고통을 내가 견뎌야 할 몫이다"라고도 말했다.
우즈의 복귀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을 정도로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해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재활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은 그는 당분간 공식전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이벤트 대회와 달리 공식전은 나흘간 못해도 20㎞가 넘는 거리를 걷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한다. 우즈는 "72홀을 걸어야 하는 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 오거스타는 평지가 거의 없는 골프장이다. 내리막이든 오르막이든 평지든 다 힘들지만 견뎌내려고 한다"고 했다.
우즈는 "당연히 목표는 우승. (기자) 여러분들이 나를 잘 알지 않느냐"라며 "우승할 준비가 됐기 때문에 출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실적인 성공 기준은) 이 대회에 출전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19년처럼 우승할 수 있는 위치에서 최종라운드에 나선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터스는 우즈가 1997년 처음 메이저대회 우승을 신고한 곳이다. 2019년에는 11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 대회에서만 메이저 15승 중 5승을 거뒀다. 올해 우승하면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이 대회 통산 최다 우승 기록(6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46세 2개월 24일)을 경신한다.
오거스타(조지아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