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방선거 출마자 자격시험' 의무화에 '사교육 교재' 등장

입력 2022-04-05 15:50
수정 2022-04-05 15:57


국민의힘이 오는 6월1일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기초자격평가(PPAT)를 치르기로 했다.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지 않으면 아예 공천 심사를 받을 수 없게 한 것이다. 그러자 시험 대비용으로 개인이 제작한 ‘사교육용 수험서’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등에서 당직자·보좌진으로 활동한 이경직 박사는 이달 초 《국민의힘 PPAT 연습문제 해설 및 요약집》을 펴냈다.

이 박사는 북한대학교대학원에서 북한학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행정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자격증도 갖고 있다. 현재는 사회복지법인 삼원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수험서 출간 소식을 알리며 “정치권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공직후보자 적격성검사인 만큼 ‘국민의힘’ 수험생(광역·기초의원 입후보예정자, 공천신청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후보)들에게 다소라도 도움을 주고자 수험서인 《국민의힘 PPAT 연습문제 해설 및 요약집》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4일 공천관리위원회를 열어 PPAT 도입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PPAT는 ‘공정한 경쟁’을 강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주도로 마련됐다. 지방선거 출마자는 PPAT 점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절대평가 70점 이상,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60점 이상을 얻어야 공천 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시·도지사 등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은 PPAT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PPAT는 오는 17일 실시될 예정이다. 공직자 직무수행, 분석 및 판단력 평가, 현안분석 능력 등 3개 영역에 모두 8개 과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역기능이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사설 수험서가 출시된 것처럼 시험 준비를 위한 ‘사교육’이 난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4일 홈페이지에 PPAT 동영상 강의와 강의자료, 예상문제 등을 업로드 하면서 “응시자 여러분들은 국민의힘 공식교재로 준비해 달라”고 밝혔다. 사교육용 수험서가 출시된 것에 대해선 “현재 PPAT 교재 관련 여러 상행위로 응시자들의 금전적인 손실 및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