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라탄 NVH코리아, 사상 첫 매출 1조원 달성

입력 2022-04-05 13:57
수정 2022-04-05 14:10
자동차 내장재 전문기업 NVH코리아가 창사 이후 최초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작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VH코리아는 작년 매출 1조688억원에 영업이익 428억원을 기록했다. 1984년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4%(1097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282억원) 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428억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매출 순위도 올랐다. 작년 코스닥시장 매출 순위 39위를 기록해 2020년 50위권에서 10계단 이상 상승했다.

NVH코리아는 차량 외부의 소음을 막는 천장 부분 내장재인 헤드라이너와 하부 진동을 흡수하는 실내 카펫, 엔진룸 방음재 등 30개 이상의 품목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주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절반에 NVH코리아의 내장재가 들어간다. 특히 현대차 고급라인 G80·GV70·GV80 등이 주력이다.

NVH코리아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전기차가 있다. NVH코리아는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새로 출시한 전기차 라인업(E-GMP)의 내장재를 전량공급하고 있다. 평평한 스케이트 보드 모양의 단일 차체에 기반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다.

아이오닉5는 작년 2월 사전계약 시작 당일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되며 인기를 끌었다. 역대 최다 사전계약 기록이다. EV6도 사전 예약 첫날 2만1016대가 계약되며 기아의 역대 승용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최다 계약을 기록했다. 두 차량의 작년 누적 판매량은 약 9만대(아이오닉5 6만대·EV6 3만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생산성도 좋아졌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경우 전·후륜구동의 차이 때문에 차종별로 내장재가 달리 제작됐다. 그러나 전기차는 바닥이 평평하다. 핵심 차종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면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구자겸 NVH코리아 회장(사진)은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생산성이 크게 좋아졌다”며 “앞으로 새로 개발되는 전기차 라인업 제품 수주도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규 사업인 배터리모듈팩 조립사업도 궤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의 위탁을 받아 배터리셀과 커버 등을 모듈로 조립하는 용역사업이다. NVH코리아는 아이오닉5 등 6개 차종의 배터리모듈팩을 조립하고 있다. NVH코리아가 배터리모듈팩 조립사업 및 전기차 내장재 납품으로 벌어들인 작년 신규 매출은 590억원으로 전체 매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해외법인 정상화도 매출을 견인했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수량이 감소했던 NVH인도법인이 작년 정상 양산체계로 전환하면서 전년에 비해 240억원의 매출이 늘었다.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용 내장재 등을 생산하는 NVH폴란드법인에서도 전년 대비 200억원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했다.

NVH코리아는 미국 아이오와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인 구 회장이 1999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자동차부품사 일양산업과 인산기업을 인수합병(M&A)해 세운 회사다. 구 회장은 쌍용자동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자동차 내장재를 연구하다 사업에 뜻을 품었다.

구 회장은 “2000년 경기 화성에 연구소를 처음 세우고 직원들과 매일 저녁 짜장면을 먹으면서 제품을 개발했던 기억이 난다”며 “꾸준히 한 우물을 파온 결과 매출 1조원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된 것 같고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 전기차 시대를 여는 NVH코리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