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기자] 매력적인 페이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독보적인 분위기로 얼굴을 알린 배우 한은선. 한 가지 얼굴로 기억되지 않는, 정형화되지 않았지만 무질서하지도 않은 균형 있는 배우 한은선을 만났다.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그의 근황을 물었다. 그는 “최근엔 작품이 없었다.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꾸준히 그려왔던 그림으로 전시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리엘이란 활동명을 가지고 화가로 변신한 그. 아리엘이란 이름의 의미를 물었다. “어렸을 때 디즈니 ‘인어공주’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내 영어 이름도 똑같이 사용했었다. 아리엘이란 이름을 찾아보니 ‘신의 사자’라는 뜻이 있더라. 종교적으로도 매치되는 부분도 있어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큐레이터에서 배우로 전향하게 된 그.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물었더니 “1년 정도 일했는데 그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다. 당시 큐레이터는 그림을 찍어내는 느낌이었다. 그 때의 힘듦이 내가 배우로 전향하는 좋은 계기가 됐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림과 연기의 길 중 연기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었는지 물었다. 그는 “후회한 적은 없다. 그림은 나중에 나이를 먹어도 내가 갈 수 있는 고향 같은 곳이다”라고 답했다.
20대 중후반에 데뷔한 그에게 남들보다 조금 늦은 출발선에 조급한 마음은 없었는지 물었더니 “없었다. 그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 높았다. 지금은 내 수준을 알지만, 당시엔 내가 잘난 줄 알았고 3년 안에 뜰 줄 알았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그는 데뷔 3년 만에 좌절하며 힘든 순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더니 그는 “내가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만나겠다는 희망을 가졌었는데 그걸 버리게 됐다. 그냥 단역이든 뭐든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모든 일이 수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로 인해 그를 차갑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은데. 실제 성격은 어떤지 물었더니 “실제로는 허당끼가 많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 연기를 보고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중저음에 이성적인 목소리 때문에 그런 역할에 많이 캐스팅된 것 같은데 실제 성격은 정반대다”라고 답했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묻자 “배우 줄리안 무어를 좋아한다. 영화 ‘세이프’에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자의 역할을 맡았었는데 나도 그런 영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주저 없이 배우 배두나를 꼽은 그. 이어 “영화 ‘괴물’을 보고 반했다. 보면서 배우로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지금은 세계적인 배우가 됐지만 한 번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친한 동료 배우가 누구인지 물었더니 그는 “‘시,나리오’라는 영화를 같이 찍었던 배우 신소율과 가끔 연락하며 좋은 사이로 지내고 있다. 멀리서 보기만 하다가 같이 작업했는데 영민한 배우라고 느꼈다”며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옛날 같으면 여배우가 40대면 들어가야 할 때였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고 주인공의 나이대도 많이 올라갔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긍정적인 에너지,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예쁜 배우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에디터: 정혜진포토그래퍼: 천유신슈즈: 톤노22스타일리스트: 스타일그래퍼 이사금 대표헤어&메이크업: 스타일그래퍼 최지원 실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