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의 주요 주주가 됐다. 머스크는 평소 트위터를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밝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CNBC 등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주식 약 73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보도했다. 이는 지분율 9.2%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28억9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프리마켓에서 트위터 주가는 25% 이상 급등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5일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라는 대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설문조사를 했다. 그는 “트위터가 사실상 공론장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언론의 자유를 지키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근본적으로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응답자 중 70% 이상이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다음날에도 연이어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필요한가”란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들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이날 트위터 지분 보유 사실이 알려졌다.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트위터상에서 더 공격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트위터에 대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80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이런 영향력으로 인해 그는 과거 올린 트위터 게시물 때문에 SEC의 조사를 받고 기소되기까지 했다. 머스크는 2018년 8월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80달러에 상장폐지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남겼고 주가는 요동쳤다. SEC는 “머스크의 발언이 시장 안정성을 해쳤다”며 그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양측은 이듬해 머스크가 특정 사안에 대해 트윗을 올리기 전에 회사 변호사의 점검을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도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테슬라 지분 10%를 처분할지 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면서 테슬라 주가가 폭락했다. SEC가 또다시 트위터 검열에 나서자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김리안/이주현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