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전염병의 대확산)에서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변화하는 과도기를 맞아 리오프닝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항공 여행 면세점 엔터 패션 화장품 등 관련 업종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국가별로 방역 정책 변화 속도가 다른 데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또 다른 파고를 넘어서야 하는 만큼 업종·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보다는 미국 시장에 주목4일 리오프닝 관련주는 강세였다. 씨앤씨인터내셔널(6.90%) 등 화장품주와 제주항공(6.46%) 진에어(5.53%) 티웨이항공(5.56%) 대한항공(2.40%) 등 항공주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오전까지 상승하던 엔터주는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수상 불발 소식에 하락 전환했다.
삼성증권은 안전한 투자를 위해 엔데믹 수혜주를 선별하는 네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먼저 중국보다는 미국, 유럽 의존도가 높은 기업 투자를 권했다. 세계 각국의 방역 체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병원, 대중교통 등 제한적 장소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방역 수준을 완화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상하이 봉쇄령까지 내린 상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인들이 올해 마스크를 벗긴 어려울 것 같다”며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한국 화장품업계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50% 수준이다. 인플레 안전지대를 찾아라두 번째로 상품 관련 업종보다 서비스업이 유망하다고 봤다. 박은경 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서비스 소비는 크게 줄어들었던 만큼 이연 수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만큼 좀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고서라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고객이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대표적으로 엔터 업종이 꼽힌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JYP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 4사의 합산 공연 매출 부문은 2019년 대비 5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핵심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엔터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관련 사업 성과도 연내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 번째로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을 골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체질 개선 성공한 업종은마지막으로 코로나19를 거치는 과정에서 산업 구조가 재편됐거나 체질 개선에 성공한 기업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기간 외출이 줄어들면서 편의점 방문객 수는 빠르게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객단가는 매년 10% 상승했다. 단가가 높은 주류, 안주류, HMR(가정간편식) 등으로 주요 품목을 개편한 덕분이다. 채소와 정육 등 신선식품 비중을 늘려 1인 가구를 사로잡은 점도 한몫했다. 기업의 체질을 개선해놓은 상황에서 방문객 수도 2019년 수준으로 늘어나면 실적도 그만큼 좋아질 수 있는 구조다.
삼성증권은 주요 조건을 충족하는 ‘엔데믹 수혜주’로 하이브, JYP(엔터), BGF리테일(편의점), 대한항공(항공)뿐만 아니라 의료기기도 꼽았다. 올해 4월부터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 보톡스, 임플란트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임플란트 시술 수요는 이미 지난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했으나 향후 해외에서의 학술행사, 임상 교육 등을 통한 대면 마케팅으로 해외 채널망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관심 종목은 덴티움과 바텍을 제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