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그래미 도둑 맞았다" 팬들 원성…슈가 "슬퍼할 일 아냐"

입력 2022-04-04 16:43
수정 2022-04-18 00:31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년 연속 그래미 수상 불발 소식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또다시 빈손으로 남았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TS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지만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의 도자캣과 SZA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007시리즈를 연상하게 하는 콘셉트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BTS는 시상식이 끝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을 받으면 아마(팬)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는데 조금 아쉬웠다"(지민)고 소감을 전했다. 슈가는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된 것만 해도 두번 째라 슬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빌보드는 "널리 사랑받은 '키스 미 모어'가 팬들이 좋아하는 BTS의 '버터'(Butter)를 이겼다"고 언급했다.

BTS의 일부 팬들은 '사기 그래미'(Scammys·사기를 뜻하는 스캠과 그래미의 합성어), '그래미 보이콧' 등 해시태그를 통해 불만을 제기했다.

팬들은 "많은 기록을 경신한 BTS가 상을 빼앗겼다", "BTS는 그래미가 필요하지 않지만, 그래미는 계속 BTS가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한 BTS가 두 해 연속으로 수상 문턱에서 멈춘 것에 대해 미국의 주류 음악시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미는 다른 대중음악상과 비교했을 때 비 백인과 여성 아티스트에게 벽이 높고 배타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BTS의 '버터'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0주 1위를 한 만큼 큰 인기를 끌었으나 4대 본상에 하나도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작곡가 세바스티앙 가르시아가 네덜란드 출신 뮤지션인 루카 드보네어에게 판매한 멜로디를 '버터'에 이중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은 BTS로서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연합뉴스에 "그래미로서는 BTS를 수상자로 지명할 만큼 음악적으로 완벽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음악·예술적 측면에서 BTS가 더욱 역점을 두면 된다. 아직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