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영선 서울시장 재도전하나…"출마 여부 조만간 결정"

입력 2022-04-04 10:57
수정 2022-04-29 10:01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막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이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결심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또 다른 ‘거물급’인 박 전 장관까지 도전장을 내민다면 차갑게 식었던 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한국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박 전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며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MBC 기자 출신으로 국회의원(4선)과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이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패배했다. 이후 미국에 머물렀다가 같은 해 12월 이재명 후보 직속 디지털대전환위원회 위원장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당초 박 전 장관은 지방선거 출마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한경과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뚜렷한 서울시장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인물난’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시장(박원순 전 시장)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어려움 속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박 전 장관의 재등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한 송 전 대표를 향해 “대선 패배와 ‘86 용퇴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 역시 박 전 장관의 출마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역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내비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반대를 한다"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던 지도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복귀하겠다'고 얘기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원래 서울 출신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의 ‘본선 경쟁력’은 확인됐다.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이 뉴데일리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813명을 대상으로 오 시장과 가상 양자대결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 전 장관은 42.7%의 지지도를 얻어 52.1%를 얻은 오 시장과 9.4%포인트 격차를 나타냈다.

같은 조사에서 송 전 대표는 41.0%를 얻어 오 시장과의 격차가 11.6%포인트였다. 오 시장과 가상 양자대결 시 송 전 대표 보다 박 전 장관의 경쟁력이 더 높다는 얘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