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에쓰오일의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경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반면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을 반영해서다.
4일 골드만삭스는 에쓰오일의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13만원으로 63% 끌어올렸다. 투자의견도 '매도'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 불안이 주된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경유 비중은 2019년 기준 약 20%에 달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각국이 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러시아 경유를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골드만삭스는 "경유 재고는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됐던 중국 경기도 다시 회복되면서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소규모 민간 정유사(티팟·Teapot)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호재다. 중국 정부는 탄소중립정책의 일환으로 작년부터 정유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수출 쿼터를 대대적으로 축소하는 등 현지 정유사들의 생산설비 가동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추가 시추 등 대대적 증산에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커지고 있는 탓에 당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증산에 나서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에쓰오일이 휘발유보다 경유·등유 비중이 높다는 점에 가점을 줬다. 골드만삭스는 "휘발유는 가격 탄력성이 낮다"며 "항공유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하면 경유·등유 업체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해당 보고서에서 같은 이유로 경유 비중이 높은 태국의 타이오일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미국에서는 비스산 이유로 필립스 66(PSX)과 파퍼시픽폴딩스(PARR) 매수를 추천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