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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한국처럼 온라인 식료품 구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시장의 규모가 연간 2500억위안(약 48조원)까지 커졌다. 중국 전체 식료품 시장에 비해서는 아직도 2% 정도에 불과하다. 의류나 전자제품의 온라인 전환율 30~40% 수준과 비교하면 향후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의 거의 모든 인터넷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심각한 출혈 경쟁에 빠졌다. 알리바바, 징둥닷컴(JD), 핀둬둬 등 기존 e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메이투안, 디디추싱 등 배송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가세했다. 심지어 텐센트까지도 신셩요쉬엔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경쟁이 극에 달했을 때는 전체 사업체들이 한 달에 100억위안(약 2조원)의 손실을 볼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10위안짜리 상품을 판매하면 5~6위안의 손실을 볼 정도란 말이 나왔다. 보조금으로 인한 당기 비용 상승뿐 아니라 창고나 물류 장비 등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성공을 목격했던 플랫폼 사업자들은 초반에 출혈 경쟁이 있어도 승리하게 되면 달콤한 수익을 맞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작년 12월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은 알리바바, 텐센트, JD, 메이투안, 핀둬둬 등 인터넷 기업들의 식료품 온라인 거래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가격을 원가 이하로 깎아서 판매하는 보조금 경쟁을 금지했다. 플랫폼이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물건을 공급하면 기존 유통업자들이 손해를 본다는 논리였다.
정부의 규제로 많은 업체가 시장을 떠났다. 디디추싱의 식료품 서비스인 청신요쉬엔은 전국적으로 실시되던 서비스를 10개 성으로 축소했다. 징둥닷컴의 경우 식료품 사업모델을 단체구매 방식에서 단순배송으로 전환했다. 단순배송은 대도시 하이엔드 고객들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업 영역이 줄어든다. 지난달에는 알리바바의 나이스투안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나이스투안은 종업원이 한때 1만여 명에 달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사업자는 두 개사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작년 11월 기준 총거래액(GMV) 점유율은 핀둬둬와 메이투안이 30%씩 기록했다. 물론 정부의 규제로 성장이 당분간 크게 저하될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하는 시대적 흐름을 정부가 언제까지나 막아설 수는 없을 것이다. 음식배달 플랫폼도 한때 춘추전국시대가 있었지만 메이투안이 결국 승기를 잡았고,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슷한 상황이 식료품 시장에도 일어날 수 있다.
우건 JK캐피탈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