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직격탄…1분기 무역수지 14년 만에 적자

입력 2022-04-01 17:36
수정 2022-04-02 01:59
올해 1분기 누적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4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무역적자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더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수출액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종전 최대 수출 기록은 작년 12월에 세운 607억달러였다. 15대 주력 품목 가운데 석유제품(90.1%), 디스플레이(48.4%), 반도체(38.0%) 등 1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수출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세계 경제가 2020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는 수출이 1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수입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7.9% 증가한 636억2000만달러로 월간 수입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물론 총액 모두 수출을 뛰어넘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작년 3월 77억2000만달러에서 지난달 161억9000만달러로 1년 만에 84억7000만달러(109.7%)나 증가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추월하면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12월과 올해 1월 2개월 연속 이어진 무역적자는 지난 2월 흑자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 누적 무역수지는 40억4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1분기에 무역적자가 발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세계 경제 침체와 원유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난 2008년 1분기(66억1000만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다. 향후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계속되면 수입 규모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수출업체의 원가 경쟁력도 낮아져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부는 수출업체 지원 차원에서 △무역금융 제공 △물류바우처 대상 확대 △디지털 무역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수출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 해소하는 한편 원유와 반도체 희귀가스를 포함한 공급망 핵심 품목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