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쌍방울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쌍용자동차는 최근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2743억원을 납입하지 않으면서 새 주인 찾기가 무산됐다.
1일 쌍방울그룹의 중간 지주사 격인 광림은 상한가(30%)로 마감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쌍방울(29.49%), 나노스(29.76%), 아이오케이(29.96%), 미래산업(29.76%)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그룹 계열사인 비비안도 29.56% 급등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쌍방울그룹은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쌍방울그룹은 “그룹의 특장차 제조회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에도 인수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림을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쌍방울그룹은 인수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작년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여 당시 확보했던 1000억원대 자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잔금 2743억원을 기한까지 납부하지 않아 지난달 인수가 무산됐다.
다만 쌍방울그룹의 전체 실적과 보유 자산은 정확하게 추정이 불가능하다.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지분율 50% 아래로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포함되지 않고, 계열사가 다시 지주사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최정점에는 칼라스홀딩스(비상장)와 아이오케이가 있다. 두 회사가 광림 지분을 각 27.28%, 14.03% 보유하고 있고, 광림은 다시 쌍방울, 나노스, 비비안 등을 거느리고 있다. 비비안은 계열사인 인피니티엔티를 통해 아이오케이를 지배한다.
단순 계산으로는 현금이 2000억원에 달한다. 광림은 작년 12월 말 기준 733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오케이(308억원), 나노스(395억원), 미래산업(382억원)도 300억원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부채 7000억원을 안고 있는 쌍용차의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1조5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을 통한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