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아이돌이 뭐길래…JYP 또 '신고가' 터졌다 [연계소문]

입력 2022-04-02 18:23
수정 2022-04-02 18:27

최근 엔터주 가운데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대표 걸그룹 트와이스의 활발한 활동에 후발 주자들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JYP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 한때 6만23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더니 이틀 만인 지난 1일 6만4300원을 터치하며 다시 신고가를 썼다. JYP가 2013년 10월 코스닥 우회상장 이후 6만원 선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1일 6만2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JYP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날 소속 남자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미국 빌보드의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팝 그룹이 해당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방탄소년단, 슈퍼엠에 이어 세 번째였다.

'빌보드 200' 1위는 앨범 판매량을 지표로 한다. 즉, 팬덤의 규모와 소비력이 큰 아티스트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스트레이 키즈에 대해 다소 생소하다는 반응이 있기도 하지만, 이들은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온 그룹으로, 특히 미국 내 팬덤이 상당히 두텁다. 데뷔한 지 2년 만인 지난 2019년 첫 월드투어를 진행해 미국 8개 도시에서 공연을 마쳤고, 영어 앨범을 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아이돌 4세대'라는 말이 나왔다. 소속사별로 엑소, 방탄소년단, 세븐틴,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으로 대변되던 3세대를 거쳐 새로운 시대를 선점할 신인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가운데 화두가 된 것은 '미국 진출'이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진출을 도모했던 업계의 새 개척지로 미국이 떠오른 것이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엔터 업계는 미국 진출의 꿈을 꿔왔지만, 물리적·심리적 거리감 탓에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현지 유통·홍보 인프라 구축 등 기반부터 닦아야 했다. JYP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미국 길거리에서 직접 원더걸스 홍보 전단을 뿌렸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방탄소년단(BTS)이 글로벌 히트를 하면서 미국은 K팝에 활짝 문을 열었다. 방탄소년단은 물론 NCT 127, 블랙핑크, 트와이스, 몬스타엑스 등 인기 그룹들이 줄줄이 미국 토크쇼에서 컴백 무대를 가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까지 월드투어는 엔터 업계 최대 수익원이기도 했다.

K팝의 세계적 인기와 맞물려 다채로운 기획력이 집약된 그룹이 쏟아져 나오면서 세대교체 기간은 좁혀지고 있다. H.O.T.·젝스키스·S.E.S.·핑클·신화·god가 있던 1세대 이후 동방신기·빅뱅·슈퍼주니어·소녀시대·원더걸스 등이 포함됐던 2세대가 도래한 기간과 비교해보면 3, 4세대는 비교적 빨리 다가왔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현재는 완벽한 세대교체가 아닌 3세대와 4세대가 공존하는 '세대 전환'의 시기다. 3세대, 4세대 그룹이 동시에 기획사의 주요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기세가 여전히 거센 가운데,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엔하이픈가 동반 성장하고 있고, SM도 샤이니·엑소·레드벨벳과 함께 NCT·에스파가 함께 활약 중이다. YG는 블랙핑크의 글로벌 인기 속 트레저를 론칭했고, 2세대 빅뱅의 컴백까지 예고한 상태다.

4세대 아이돌은 아직 대중에 친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꾸준한 팬 유입으로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앨범을 100만장 단위로 팔아치우며 팬 비즈니스에 기반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직접적인 수익이 눈으로 보이는 만큼, 각 기획사는 신인 발굴에 투자와 기획력을 집중시키고, 신사업에도 과감히 접근하고 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그룹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 세대 교체가 돼도 무리 없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JYP만 봐도, 2020년 일본에서 새롭게 선보인 현지화 그룹 니쥬로 시가총액 1조를 돌파해 화제가 되더니 이번 역시 4세대 그룹 스트레이 키즈 덕에 시총 2조를 가뿐히 넘겼다.

4세대 경쟁은 하반기 들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이그룹 못지않게, 걸그룹도 앨범 판매량이 급증하고 월드투어 등의 호재가 있어 남녀 구분 없이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JYP는 한국·일본·중국에서 보이그룹, 미국에서 걸그룹을 데뷔시킬 예정이며, 하이브 또한 아이즈원 출신 사쿠라와 김채원이 속한 르세라핌을 시작으로 총 3개 걸그룹 데뷔를 예고했다.

여기에 월드투어 재개로 인한 오프라인 수익이 정상화되고, NFT 기반의 신사업을 통한 새 수익 모델 또한 가시화되며 업계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