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로 낮은 줄 몰랐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가 31%에 불과했다. 2014년 48%를 정점으로 점점 하락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2030의 관심은 더 낮았다. 20대는 2013년 44%에서 2017~2019년 30% 안팎을 기록하다가 올해 18%로 추락했다. 30대도 28%에 그쳤다.
왜 이렇게 됐을까. 코로나 여파로 장기간 무관중 경기가 이어진 게 직접적인 요인이지만 다른 요인도 많다. 게임 등 ‘빠른 승부’에 익숙한 20대는 기본 3시간 이상 이어지는 야구경기를 지루해한다고 한다. 또 야구 인기가 절정이던 시절에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등 흥행 요소가 많았지만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는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그만큼 인기가 떨어졌다.
골프 등 다른 스포츠로 옮겨간 야구 인구도 많아졌다. 프로야구 관중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800만 명을 넘었다가 2019년 728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서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스트라이크존을 넓혀 흥행성을 높이기로 했다. 타자 바깥쪽은 공 반 개~한 개 정도, 높은 코스는 공 한 개만큼 확대했다. 야구공 지름(7.3㎝)을 감안하면 스트라이크존이 10~15% 늘어난 셈이다.
야구인 최초로 KBO 수장에 오른 허구연 총재도 “팬 퍼스트(팬 우선주의)”를 외치며 잃어버린 인기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는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이다. 내일 개막전이 열린다. 마침 거리두기가 해제돼 관중 입장이 100% 허용되고, 한동안 금지됐던 ‘치맥’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대기록 풍년’도 예상된다. 지난해 홈런 35개로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세운 최정(SSG 랜더스)은 올해 역시 홈런왕에 도전한다. 최형우(기아 타이거즈)는 역대 최다 타점(1498점)과 2루타(436개) 기록을 보유한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의 아성에 도전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나란히 복귀한 양현종(기아)과 김광현(SSG)의 150승 도전도 팬들을 설레게 한다.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는 해도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녹색 다이아몬드’의 감동적인 드라마만 보면 가슴이 뛴다. KBO의 변신 노력에 힘입어 2030의 관심도 함께 높아질지 궁금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