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美 증시서 쫓겨나나…이르면 2024년에 퇴출

입력 2022-03-31 15:29
수정 2022-04-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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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 등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증시 퇴출 위기 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미국 금융당국의 회계 감독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바이두를 비롯한 5개사를 상장폐지 위기 기업 목록에 추가했다. 자산관리 플랫폼 푸투홀딩스, 어류 양식업체 노세라, 중국판 넷플릭스라 불리는 아이치이, 바이오 회사 CASI 등이 이름을 올렸다. SEC는 지난 10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얌차이나 등 5개사를, 23일에는 웨이보를 상장폐지 위기 기업 목록에 올렸다. 이번 조치로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중국 기업은 11개로 늘어났다.

이번 조치는 2020년 12월 통과된 외국회사책임법에 따라 이루어졌다. 외국회사책임법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들은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독을 받는다.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지키지 않는 기업은 2024년부터 상장폐지된다. 이 법은 3년 연속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2021년 회계 상세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미국과 다른 중국 정부의 방침이 원인이 됐다. 중국은 2019년 증권법을 개정해 정부 승인 없이 외국에 임의로 회계 자료를 제출할 수 없게 만들었다.

관련 기업 주가가 폭락하자 중국은 사태 진화에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미국 상장 주식들에 대해 현재 미·중 양국 규제 기관이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진전을 보이고 있고 구체적 협력 방안을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미국 상장폐지 문제와 관련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다만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은 이날 "미국이 완전한 검증을 할 수 있어야 중국 기업들이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중국과 생산적인 대화가 있었지만 언제 마무리될지는 중국 당국에 달려 있다"고 했다. 협의가 도출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약 230여개의 중국·홍콩 회사가 미국 SEC의 단속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