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 결국 아카데미 징계받는다…크리스 록 "고소 안 해"

입력 2022-03-31 13:15
수정 2022-04-27 00:02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s Arts and Sciences·AMPAS)가 배우 윌 스미스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 논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30일(이하 현지 시간) AMPAS 돈 허드슨 CEO는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에 대한 적절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 우리는 그의 행동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며 "다만 비영리 단체의 회원에 관한 규정과 캘리포니아 법률 등에 따라 이는 몇 주가 걸리는 공식 절차를 따라야 한다. 진행 상황을 꾸준히 알리겠지만 아카데미 이사진의 결정을 믿고 존중해 달라"고 밝혔다.

윌 스미스는 지난 27일 미국 LA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개최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크리스 록이 아내 제이다의 삭발 스타일을 유머 소재로 삼아 입에 올리자 무대로 뛰어 올라가 뺨을 때렸다.

제이다의 삭발은 단순한 패션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탈모증으로 선택한 결과였기에 윌 스미스는 크리스 록이 자기 아내의 건강 상태를 모욕한 것에 대한 분노로 흥분된 감정을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에서는 크리스 록의 지나친 언어폭력을 지적하며 윌 스미스를 옹호하는 의견도 상당하지만, 할리우드와 아카데미는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축제의 자리에서 '폭력을 행사하였다'는 윌 스미스 행위 자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직접적인 폭행은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 더 크며, 선 넘은 농담은 그저 표현의 자유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이에 아카데미 시상식 측도 공식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의 행동 규범을 위반한 윌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내달 18일 차기 이사회에서 윌 스미스의 수상 취소와, 아카데미 회원 자격 박탈 및 제명 등에 대한 조처를 할 것이다"며 "윌 스미스가 보여준 행동은 매우 충격적이고 모두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법한 사건이다. 참석자들과 시청자들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아카데미는 지난 2017년 12월 개정한 표준 규정에 '그 어떤 형태의 학대, 괴롭힘, 차별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이에 따라 아카데미 위원회는 행동 강령을 위반하거나, 청렴성을 훼손하는 회원에 대해 권한 정지, 더 나아가 회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때문에 윌 스미스의 수상 취소와 협회 퇴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윌 스미스는 눈물의 사과와 함께 깊이 있는 소감을 남겼지만, 시상식 직후 끝없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28일에는 "감정적 대응은 옳지 못한 판단이었고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전했다.

반면 사건의 시발점인 크리스 록은 "윌 스미스를 고소하지 않겠다"는 입장 외 어떠한 반응도 내비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31일로 예정된 자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쇼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언급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윌 스미스에게 뺨을 한 대 맞은 후 그의 쇼 티켓은 평소보다 10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