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장단기 금리 역전, 깊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입력 2022-03-30 17:25
수정 2022-03-31 06:50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현실화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중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웃도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앞서 28일에는 5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역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2년 전인 200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장기 국채수익률이 단기 국채수익률보다 더 떨어지는 금리 역전 현상은 통상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여기에 가파른 인플레이션까지 가세하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날로 확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정부와의 2022년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기 침체 위험이 구체화할 경우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런 시기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기 어렵다. 물가를 잡으려다 경기 하강을 가속화할 수 있고, 경기를 떠받치려다가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인플레이션의 스태그플레이션 전이를 막는 복합 처방이 필요한 시기다.

위기가 현실화하면 국가 재정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력을 갖춰야 한다. 최대 50조원으로 예상되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협의에 고려해야 할 변수다. 무엇보다 중요한 해법은 민간경제의 활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시장과 기업의 자율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위기관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권 교체기에 발 빠른 대응을 놓칠까 봐 걱정이다. 예고된 위기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