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우리가 최초"…핀테크증권사 '신경전'

입력 2022-03-30 11:05
수정 2022-03-30 11:09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거래를 둘러싸고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증권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핀테크 증권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8일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존 증권사는 일정 주기로 고객들의 소수점 주문을 온주(1주)로 모아 매매시키는 탓에 실시간 거래가 어려웠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온주로 모으는 방식은 기존 증권사와 같으나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 시간을 실시간 수준으로 단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테슬라, 디즈니, 넷플릭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미국 우량 주식 24개 종목으로 시작해 점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토스증권도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달부터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시한다고 밝혔었다. 다만 토스증권의 경우 카카오페이증권이나 기존증권사와는 달리 소수점주식을 온주로 모으는 과정 자체가 생략됐다. 소수점거래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미국 파트너사에 국내 투자자들의 소수점 주문을 그대로 전송하면 미국 파트너사가 국내 투자자 및 해외 투자자 주문까지 아울러 온주로 만들어 주문을 체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총 2700여개 종목에 대해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거래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렇듯 해외주식 소수점거래에 있어 '국내최초' 타이틀을 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데엔 두 가지 요인이 꼽힌다. 먼저 핀테크 증권사의 경우 기존 증권사와 달리 리테일고객 중심이라 이 서비스를 통해 주 고객인 서학개미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또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거래는 기존증권사에서 제공되지 않았던 서비스인 만큼 핀테크 증권사들이 차별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거래 서비스는 핀테크 증권사들이 기존증권사에 비해 정보기술(IT) 역량이 우월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라며 "서학개미들의 니즈도 높아 특히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