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11년 만에' 최종 조정안 나왔다

입력 2022-03-29 23:56
수정 2022-03-29 23:57

가습기살균제 참사 최종 조정안이 나왔다. 2011년 수천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발생한 지 11년 만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등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가 최근 피해조정 최종안을 피해자 단체 등에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최종안에 따르면 폐 이식 등을 받아야 할 정도로 초고도 피해자에게는 최대 8392만(84세 이상)~5억3522만원(1세)의 지원액이 책정됐다. 연령이 낮을수록 지원액이 커진다. 사망 피해자 유족 지원금은 2억~4억원으로 결정됐다.

피해자의 상황에 따라 미래 요양급여, 미래 간병비, 고액 치료비, 미성년자 및 가족 내 복수 피해자 추가지원금 등의 지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최종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미래 간병비'다. 앞선 조정안과 비교했을 때 연 300일 이상 간병해야 하는 피해자에게 8년 치 간병비를 줄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다만 그 외 피해자 단체가 요청했던 사망 피해자 유족 지원금 상향, 태아 피해자 특별 지원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조정안은 조정 대상인 7027명(피해 판정 대기자 포함) 중 절반 이상인 3513명이 3개월 이내에 동의해야 최종 성립된다.

피해자 단체들은 별도 계산이 필요한 간병비, 고액 치료비 등을 제외한 조정안 총액이 8000억~9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조정위원회는 피해자 단체들과 제조·유통 기업 사이에서 조정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정부가 빠진 민간 차원에서 구성됐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조정위원장을 맡았고, 6개월간 기업과 피해자 및 유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최종안이 도출됐다.

12개 피해자 단체가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참여 의사를 밝혔고, 기업은 옥시레킷벤키저·롯데쇼핑·애경산업·이마트·홈플러스·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 등 9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