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첨단소재 사업을 분할해 6000억원의 외부 투자금을 유치한다. 한화솔루션은 이 투자금을 국내외 시설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첨단소재 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6000억원을 투자받는다. 글랜우드PE는 지분 49%를 취득해 한화솔루션에 이어 첨단소재 사업 신설법인의 2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글랜우드PE는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PEF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투자자로 선정됐다. 글랜우드PE에서 사모신용펀드(PCF) 투자를 담당하는 글랜우드크레딧이 투자자로 나설 예정이다.
거래 양측은 첨단소재 사업 신설 법인의 기업가치를 약 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알려졌던 투자 유치 금액은 약 3000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첨단소재 부문 실적이 개선돼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첨단소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939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원 적자에서 10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은 여러 한화 계열사가 합병을 거듭해 2020년 출범했다. 현재 케미칼(석유화학), 큐셀(태양광), 첨단소재, 갤러리아, 도시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케미칼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번에 투자받는 첨단소재 부문은 한화첨단소재가 전신이다. 2018년 말 한화큐셀코리아와 합병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된 후 한화케미칼과 한화솔루션에 차례로 흡수 합병됐다. 모바일·디스플레이용 고기능성 필름을 만드는 전자소재와 자동차부품·산업용 경량복합소재, 태양광소재 등을 생산한다. 한화솔루션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이 8.7%, 영업이익이 1.3%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의 첨단소재 부문 분할을 두고 시장에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의 차익 실현을 지원하기 위해 첨단소재 부문 신설법인이 추후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한화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분산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첨단소재 부문 분할 계획이 알려진 후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4만원대 중반에서 3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한화솔루션 내에서 비주류 사업으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에 분할 후 일부 지분을 유동화하면 재무개선과 투자 재원 마련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사업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로 중장기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주주 가치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소재 부문 투자 유치 계획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일부 사업을 부분적으로 유동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박시은/차준호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