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의 대상으로만 인식되던 비트코인의 6개월 이상 장기투자 비중이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폭등 이전 시점부터 꾸준히 사들여 장기 보유해온 투자자 비중이 늘면서다. 지난해 가격 급등 시점에서 매수했다가 손실 구간에 접어든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소폭 오르자 대거 매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개별 투자자가 6개월 이상 보유한 비트코인 비율은 전체 시가총액 대비 52.51%로 조사됐다. 1년 이상 보유한 비트코인 비중은 29.34%로 작년 말(13.30%)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1년 이상 장기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내고도 아직까지 대부분 팔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1년~1년6개월 보유한 비트코인 비중이 올해 초 5.7%에서 21.3%로 크게 뛰었다. 2021년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2000만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투자자는 최대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최근 6~12개월간 보유한 비트코인 비중은 35.43%에서 22.70%로 줄었다. 6~12개월 전은 비트코인값이 최대 8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고점 행진을 이어나가던 시기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고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최근 가격이 소폭 오르자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단기 보유 비트코인 비중은 시장 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이 냉각될수록 장기 투자자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8000달러대에 머무르던 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6개월 이상 장기 보유 비중은 48.08%에서 62.45%로 크게 뛰었다. 이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과열 양상을 보이던 작년 4월에는 15.41%까지 내려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