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조정받자…다시 '줍줍'하는 개미

입력 2022-03-29 17:45
수정 2022-04-06 15:23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다시 돈이 빠져나가는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미국 기술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해외 주식 펀드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이동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 성장주 저점 매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시 해외 주식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4조228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최근 한 달간 순유입액만 1조원에 달한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도 1조2736억원이 새로 들어오긴 했지만, 최근 한 달을 보면 8623억원이 빠져나갔다.

ETF만 따로 떼어 보면 이 같은 움직임은 더 두드러진다. 해외주식 ETF에는 올해 3조5694억원이 순유입된 반면 국내주식 ETF에선 2784억원의 순유출이 일어났다. 최근 한 달 동안 국내주식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하반기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가 조정장에 들어선 작년 하반기 이후 해외주식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줄어든 대신 같은 기간 국내주식 펀드는 액티브 ETF를 중심으로 자금이 들어왔다”며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시 ETF를 중심으로 유출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 지역별로는 북미와 중국 펀드로 자금 유입이 돋보였다. 중국주식 펀드에는 올 들어 1조3384억원이, 북미주식 펀드에는 2조3461억원이 순유입됐다. 중국 펀드는 지난해 중국 정부 규제 여파로 타격을 받았지만 올 들어 회복세가 가파르다.

증권업계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춤했던 성장주 투심이 어느 정도 회복됐고, 조정장을 거치며 가격이 내려온 만큼 저점 매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주식 ETF, 중국 전기차 관련 ETF 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