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주엽역 일대 노후단지, 재건축·리모델링 '엇갈린 행보'

입력 2022-03-29 17:30
수정 2022-03-30 00:23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주엽역 일대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정비사업에 나서고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6단지뉴삼익’과 ‘강선14단지두산’은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강선7단지삼환·유원’은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선7단지삼환·유원은 최근 소유주 모임을 꾸려 재건축 추진을 위한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 1993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25층, 12개 동, 816가구(전용면적 58~84㎡) 규모다. 주엽역에서 도보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역세권 아파트다. 용적률은 일산신도시 평균(169%)보다 다소 높은 183%다. 일산신도시에서 공개적으로 재건축에 시동을 건 곳은 이 단지가 처음이다.

1992년 입주를 시작한 일산신도시 내 아파트 6만9000가구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을 맞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건축 사업 첫 단계인 정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된 단지는 한 곳도 없다. 일산신도시 노후 단지들로 구성된 일산신도시재건축모임은 조만간 ‘일산신도시 지구단위계획을 재수립하고 정비 예정 구역을 조속히 지정해 달라’는 청원을 고양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양시의 기존 도시계획 방향은 걸림돌이 많은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활성화하는 데 맞춰져 있다. 다만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촉진’을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재건축 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강선7단지 맞은편 문촌16단지(956가구, 1994년 준공)와 강선14단지(792가구, 1994년 준공)는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용적률(182%)이 동일한 두 단지는 일찍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수평·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각각 1099가구, 910가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작년 10월 경기도의 ‘찾아가는 리모델링 자문 시범 사업’ 단지로 선정된 ‘강선12단지두진’(309가구, 1994년 준공)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이들 단지 역시 리모델링을 본격 추진하려면 용적률을 185% 이하로 제한한 지구단위계획을 수정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분석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