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 크리스 록에 공개 사과…"내가 선 넘었다"

입력 2022-03-29 09:00
수정 2022-04-27 00:03
할리우드 배우 겸 가수 윌 스미스가 크리스 록 폭행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29일(한국시간) 윌 스미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글을 올렸다.

스미스는 "농담을 받아들이는 것도 내 일의 일부지만 아내 제이다의 건강 상태에 대한 농담에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며 "크리스, 내가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 행동이 너무 부끄럽고, 내 행동은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었다"며 "사랑과 친절의 세계에는 폭력이 있을 수 없다"고 반성했다.

스미스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프로그램의 제작자, 모든 참석자들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또 자신이 출연한 '킹 리차드'를 언급하며 "윌리엄스 패밀리에게 사과하고 싶다. 제 행동이 우리 모두의 멋진 여정을 얼룩지게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테니스 여제로 길러낸 아버지 리처드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스미스는 "내 행동만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나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 스미스는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을 하러 나온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헤어스타일을 언급하자 갑작스럽게 무대에 올라 록의 뺨을 내리쳤다. 핀켓 스미스는 병으로 탈모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스에게 뺨을 맞은 록은 "제게 한 방 먹이셨다"며 "'지. 아이. 제인' 영화에서 비롯된 농담이었는데 역사상 최고의 밤을 지금 만들어주셨다"며 상황을 수습했다. 객석으로 내려간 스미스는 욕설하며 "내 아내의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내가 연기한 리처드는 너무나 맹렬히 가족을 보호하는 인물"이라며 "제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선 폭행 소동에 대해서도 "오늘 여기 모든 동료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카데미가 저를 내년에도 초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에게 맞는 상황은 고스란히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미국 현지에서는 스미스 아내의 건강을 거론한 록의 농담이 수준 미달이었으나 그것 때문에 스미스 폭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스미스의 폭행으로 이번 시상식이 빛이 바랬다고 지적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오스카 방송 중 스미스의 폭행은 최악의 순간"이라고 비판했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오스카"라고 평가했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은 성명을 내고 "어젯밤 쇼에서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며 공식 조사를 시작했으며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카데미 내규에 따라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이 반려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미스와 록의 친구인 래퍼 디디는 페이지식스를 통해 "그들은 형제"라며 "문제되지 않는다. 그건 끝났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TMZ를 통해 "스미스와 록은 사건 이후 대화를 하지 않았으며 이들의 긴장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