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사수" vs "탈환"…김동연·유승민 '빅매치' 벌어지나

입력 2022-03-28 17:49
수정 2022-03-29 01:20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경기지사 선거가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 1300만 명이 넘는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지난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50.9%를 얻어 45.6%에 그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국민의힘 후보)에게 5.3%포인트 앞섰다. 경기도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대선 공식’도 깨졌다.

이번엔 정권교체로 ‘공수교대’가 이뤄진 뒤 첫 선거인 만큼 양당이 경기지사 ‘수성’과 ‘탈환’을 놓고 다시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는 지난 대선에서 확인됐듯 무게추가 이미 국민의힘 쪽으로 상당 부분 기울며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안철수 유승민 김동연 등 여야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어 경기지사 선거가 차기 대선의 ‘전초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 후보들 "내가 이재명 지킨다"…金 前부총리 출마 최대 관심사
염태영 이어 5選 조정식 출사표…'중진' 안민석도 도전 결심 굳혀 더불어민주당에서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낸 후보 중 상당수는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시장·지사를 지내며 대선 후보로 성장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두고 “누가 이 전 지사의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까지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당내 주자는 5선의 조정식·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 3명이다. 경기 남양주에서 국회의원 3선을 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과 통합을 논의 중인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대표(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경기 시흥을에서만 내리 5선을 했고 민주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조 의원은 스스로를 ‘친이재명계 좌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전 지사의 2018년 경기지사 출마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출마 선언에는 정성호·김병욱 의원 등 친이재명계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역시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이번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지난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의 15년 친구인 제가 이재명의 철학과 성과를 발전, 계승시킬 수 있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이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지냈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레이스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염태영 전 시장은 원래 친이재명계가 아니었지만 이 전 지사와의 인연을 부각하고 나섰다. 염 전 시장은 지난해까지 ‘친이낙연계’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그는 21일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 전 지사와는 기초자치단체장 출신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염 전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함께 당선돼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4년을 할 때 저는 수원시장 12년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지사 지지를 선언하고 단일화를 이룬 김동연 대표의 출마가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김 대표는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지사 출마에 대해 “제가 (경기 수원에 있는) 아주대 총장을 했고, 경기도에서 거의 30년을 살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22일에는 본인 SNS 배경 화면을 2015년 아주대 총장 시절 축제 때 사진으로 바꿨다.

김 대표의 새로운물결은 민주당과 합당 논의를 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새로운물결에 양당 간 합당 논의를 개시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권교체 기세 이을 것"…劉, 차출설에 곧 입장 밝힐 듯
김은혜 '대중적 인지도' 강점…김영환·심재철은 이미 선거 준비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경기지사 선거가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인구 1300만 명이 넘는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지난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50.9%를 얻어 45.6%에 그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국민의힘 후보)에게 5.3%포인트 앞섰다. 경기도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대선 공식’도 깨졌다.

이번엔 정권교체로 ‘공수교대’가 이뤄진 뒤 첫 선거인 만큼 양당이 경기지사 ‘수성’과 ‘탈환’을 놓고 다시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수도권에서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는 지난 대선에서 확인됐듯 무게추가 이미 국민의힘 쪽으로 상당 부분 기울며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안철수 유승민 김동연 등 여야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어 경기지사 선거가 차기 대선의 ‘전초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4년 만에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해 최적의 경기지사 후보를 물색하고 나섰다. 적임자로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김영환 당선인 특별고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30일을 전후로 경기지사 출마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을 마지막으로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측근들에게 얘기해왔다. 그러나 최근 ‘유승민 차출론’이 거론되는 데다 주변인들의 권유가 이어지면서 막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기도에 연고가 없는 유 전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그만한 중량감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면 경기도를 탈환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 라디오에서 “인구 1400만의 경기지사는 출신지와 관계없이 정치인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라며 ‘능력 중심론’에 무게를 실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중도 성향을 가진 분들이 나오면 국민의힘에는 더 유리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대구 출신인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에서 4선을 지냈고 서울 서초동에 살고 있다.

‘윤석열의 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대변인 역시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김 대변인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경기 지역에서 유일하게 현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고 성남 분당갑에서 당선됐다. MBC 앵커,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대중적 인지도도 높다. 다만 출마 시 경선 룰에 따라 ‘현역 의원 10%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

경기 안산에서 4선을 지낸 김 고문도 지사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7년간 경기에서 정치하며 닦은 지역 기반과 인지도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 17일 여론조사 회사인 국민리서치그룹이 조사해 발표한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10.4%의 지지율을 얻으며 국민의힘 후보 중 1위를 기록했고 임태희 전 청와대 실장(8.7%), 심 전 부의장(7.9%) 등이 뒤를 이었다(자세한 내용은 국민리서치그룹 홈페이지 참조). 김 고문은 22일 경기도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4년 전 이재명 후보의 의혹을 처음으로 낱낱이 밝힌 제가 경기도의 정권교체를 결자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심 전 부의장은 17일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그는 출마 선언을 통해 “검증된 능력과 경륜, 새로운 비전으로 경기를 위해 헌신하며 1350만 경기도민이 자긍심을 갖는 새로운 희망 경기를 윤석열 정부와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도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안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행정 경험이 없다”고 발언한 만큼 행정가로서 경험을 쌓고자 하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저격수’로 불린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출마해 도정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정책위원회 부의장 출신인 함진규 전 의원은 15일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김인엽/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