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산은 이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산업은행 지방 이전, 신중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졸속으로 이전이 결정되어 또 다른 사회적 논란과 비효율을 야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오 의원은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산업발전 측면에서도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할 문제”라고 봤다. 그는 집적에 따른 네트워크 시너지 효과가 생겨나는 금융산업의 특성을 거론하며 산은 이전 문제를 평가했다.
오 의원은 “금융 네트워크가 조성돼있는 서울에 국제 금융허브를 조성해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서울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는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 본점 이전은 산은법 개정 사항이라는 점 역시 부각했다. 산은법 4조는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 의원은 “인수위에서 졸속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전문가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산은 본점이 소재한 여의도를 관할하는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도 입장문을 내고 “여의도 금융특구 말살하는 산업은행 지방 이전은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영등포를 지역구로 둔 김민석 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을)도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은행 지방 이전 공약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윤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요구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