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가 차량 모델에 업비트라는 명칭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0부는 업비트 운영업체 두나무가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최근 기각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최상위 모델을 업비트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영어 표기명은 ‘Upbeat’로 코인거래소 업비트(Upbit)와는 다르다.
두나무는 한 달 뒤 “상표권을 침해하는 부당경쟁행위”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거래소와 차량 모델의 명칭이 같아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두나무의 명성을 손상한다는 취지였다. 쌍용차 측은 ‘티볼리 업비트’로 부르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법원은 “사용을 금지할 정도로 오인·혼동 여지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쌍용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호칭과 외관이 유사하기는 하다”면서도 “자동차 거래에서 트림 명칭으로만 분리 인식되는 관행이 형성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업비트가 암호화폐 투자자 사이에서 유명할 뿐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고, 업비트라는 이름은 다른 상품군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두나무는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