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그동안 기관투자가 영역이었던 인프라 관련 투자상품을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프라는 공항, 유료 도로, 항만, 물류센터 같은 운송 인프라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전통 에너지인 원유와 가스 관련 시추, 운송, 파이프라인, 저장, 정제 부문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최근 그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 전통 에너지 외에 태양광, 풍력, 수력, 배터리 등 청정 에너지 분야도 인프라에 속한다. 산업 디지털화에 따른 기업들의 데이터 수요 및 사용량 급증으로 통신 타워와 데이터 저장 인프라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국가별 친환경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폐기물 또는 수자원 관리 분야, 그리고 고령화로 성장이 기대되는 헬스케어 분야 등도 인프라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프라 기업들은 몇몇 기업이 독과점을 형성해 진입 장벽이 높은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지닌다. 사용량과 이용료를 기반으로 수익을 얻고, 이용료가 물가상승률과 연동되는 경우가 많아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수익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게 특징이다. 이런 점에서 인프라 투자상품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인프라 자산은 경제에 꼭 필요한 사회기반시설 또는 생활 필수시설로 경기 민감 업종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매출이 꾸준한 편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금도 많이 지급한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연 2~3% 수준이지만 글로벌 인프라는 연 3~4%로 더 높다. 주가 흐름도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 1년 중 글로벌 주가지수(MSCI AC World Index)의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의 최대 하락 폭은 -13.6%였지만 S&P 글로벌 인프라지수는 -6.9%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향후 코로나가 종식되고 글로벌 경제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 운송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이런 기대를 일부 선반영해서인지 최근 1년 수익률에서 글로벌 인프라지수가 +10.4%로 글로벌 주가지수 +5.9%보다 앞서고 있다. 다만 인프라 분야는 특정 섹터이므로 많은 금액을 배분하기보다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일부를 담아놓는 정도로 접근하는 방식을 권한다.
오인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