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가지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리를 제3차 세계대전에 끌어들이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도 같은 생각을 했다.
다가올 전쟁을 조심하는 것은 언제나 유용하다. 미국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보다 명확한 견해를 가지길 바라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3차 세계대전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이미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실상 2.5차 세계대전을 야기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새로운 것이다. 아마겟돈(대전쟁)에 직접 뛰어들지 않는 대신 전 세계에서 자발적인 자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개전 3주 만에 거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와 국민들은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기로 약속했다.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무기 또는 군사 장비를 보낸 국가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호주 포르투갈 루마니아 덴마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일본 등에 이른다. 한국은 비살상 군수물자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7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제방위군단 창설을 촉구하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용사 등 수천 명의 지원병이 곳곳에서 몰려들기도 했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기업과 금융회사 등은 버림받고 있다. 세계 비영리단체들은 우크라이나 또는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지원 인프라도 구축했다. 탈냉전 시대 이후 이런 현상을 본 적이 없다.
이런 메시지들이 푸틴을 멈출 수 있을 것인가.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이 광범위한 저항의 토대가 우크라이나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푸틴에게 예상치 못한 것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공격에도 항복을 거부하며 맞서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현대 소셜미디어는 영향력이 강한 ‘인플루언서’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이들 플랫폼은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을 순식간에 우크라이나 국민과 해외에 있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미국 의회의 모든 의원이 대통령에게 박수를 치기 위해 일어선 것은 언제였던가. 그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기립 박수를 쳤다.
우크라이나는 인간의 두 가지 충동을 일으켰다. 돕고 방어하는 것이다. 첫째 도움이란 것은 우리 시대에 항상 필요한 것이다. 둘째 방어는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충동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감정의 분출은 ‘진짜’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만들어진 호소나 강요보다는 더 나은 정신을 위한 진정한 배출구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 국가와 개인이 자기 방어의 합법성을 다시 확립하는 계기일 수도 있다.
푸틴은 민간인에게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다. 이런 위협에 대한 방어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선제 공격, 즉 전쟁 또는 억지력이다. 더 나은 방법은 억지력일 것이다. 억지력은 8년 전 우크라이나가 선택한 것처럼 많은 예산을 국방에 쓰려는 의지를 필요로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지금 기꺼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주 미국 의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국방예산 증가를 승인했다. 두 달 전 호주와 일본은 방위협정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적인 지지는 우리가 2.5차 세계대전에 돌입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국민은 지도자들에게 냉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랄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Ukraine Is World War 2½’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