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승부수 "패션·유통·호텔·외식 합친 플랫폼 만들라"

입력 2022-03-25 15:12
수정 2022-03-25 15:22
이랜드가 계열사별로 따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랜드의 40대 CEO의 기수로 꼽히는 최운식 이랜드월드 패션사업 대표가 총괄 임무를 맡기로 했다.

이랜드월드는 기존 패션사업부에 그룹 전 법인의 온라인 조직을 합친 온라인 비즈니스 조직을 신설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랜드리테일은 윤성대 신임 대표를 발탁하고, 안영훈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로 바꾸는 등 조직 구조를 대폭 개편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너지를 내기 위한 구조 개편”이며 “온라인 영역은 모두 모아 규모 있게 보여주고, 오프라인 영역은 새로운 유통 모델을 선보일 수 있도록 사업 부문별 자율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이랜드몰’과 ‘키디키디’는 이랜드월드 온라인 비즈니스 부문으로 이관된다. 새롭게 출범하는 이랜드월드 온라인 비즈니스 부문은 온라인 종합 쇼핑 플랫폼부터 버티컬 전문몰, 브랜드 공식몰까지 모든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을 보유하게 된다.

종합 쇼핑 플랫폼으로는 30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약 30만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이랜드몰’, 버티컬 전문 쇼핑 플랫폼에는 아동 전문 쇼핑 플랫폼 ‘키디키디’, 취향 기반 패션 플랫폼 ‘폴더스타일닷컴’이 있다. 이와 함께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등 충성 고객을 대상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브랜드별 공식몰도 최 대표가 총괄한다.

최 대표는 스파오, 뉴발란스 등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신사, 카카오 등 기존 플랫폼에 올라탐으로써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을 충분히 파악했다는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플랫폼과의 제휴와 동시에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랜드그룹은 온라인 플랫폼을 모두 모아 중복으로 사용되던 에너지를 하나로 일원화하고, 통일된 메시지로 브랜딩도 한층 강화하는 한편, 패션과 유통, 외식 및 호텔, 엔터까지 모두 합친 차세대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3개 사업 부문(리테일 운영, 하이퍼, 글로벌패션)으로 단순화하고, 각 부문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외연 확장에 나서 경쟁력까지 높일 계획이다.

리테일 운영 부문은 NC, 뉴코아, 이천일아울렛, 동아 등 전국 44개 도심형 아울렛의 운영 전반과 MD 기획 및 실행을 맡아 관리한다. 하이퍼부문은 킴스클럽과 산지 개발을 통한 신선 식품 수급을 담당하고, 글로벌패션 부문은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30여 개 PB 브랜드와 슈즈 SPA 슈펜, 럭셔리갤러리와 NC픽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명품 직수입 플랫폼을 맡게 된다.


조직구조 개편과 차세대 유통 오프라인 플랫폼 준비를 위해 이랜드파크 대표로 재임하던 윤성대 대표가 새롭게 발탁돼 안영훈 대표와 공동대표 체재로 이랜드리테일을 이끈다. 윤성대 대표는 이랜드파크 재임 중 호텔과 외식, 건설, 테마파크 등 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경영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재 발탁 및 사업 구조 개편으로 성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성대 대표는 신임 대표로 선임된 직후 사내 메일로 임직원들에게 취임사를 발송, “유통산업의 구조가 변하고, 시장의 순위가 급변하는 지금이 제2의 성장을 이뤄낼 적기”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