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400억 베팅한 안랩, 최고가 찍고 급락…개미들 '비명'

입력 2022-03-24 15:01
수정 2022-03-24 15:17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입각할 것이란 기대에서 비롯됐던 안랩의 주가 급등이 24일 꺾였다. 개장 직후 급등세를 타며 22만원도 넘봤지만, 곧장 하락세로 돌아서 1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41분 현재 안랩은 전일 대비 3만5200원(20.02%) 하락한 14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안랩과 함께 ‘안철수 테마주로 꼽힌 써니전자도 620원(12.92%) 빠진 4180원을 기록 중이다.

안랩은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가 나온 지난 10일부터 상승세를 탔고, 안 위원장이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맡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18일부터는 연일 10% 이상의 급등세를 보였다. 전일에는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17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날 개장 직후에는 21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변동폭이 40%를 넘어섰다.

이날의 급락세의 배경은 안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직행하는 데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견제로 보인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안 위원장의 국무총리 유력설에 대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너무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좀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비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급등기에 공매도가 늘어난 점도 주가에 부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안랩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50만1263주로, 대선 결과가 나온 10일(23만1250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안랩의 주가 급등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 10~11일에는 개인의 매수세가 컸지만, 14일부터 전일까지 8거래일동안 외국인이 매일 대규모로 매수했다. 14~23일 외국인은 안랩 주식을 1419억950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평균 매수가는 10만6731원이다.

최근 안랩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퍼스트 트러스트를 비롯한 해외 운용사들의 비중 확대에서 비롯됐다. 퍼스트트러스트는 이달 안랩 주식을 140만주 가량 사들여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