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AI 패권을 두고 선진국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 두 국가 간 AI 협력은 크게 늘어났습니다. 민간 AI 투자액도 사상 최대치로 나타나며 AI 발전이 가속화됐습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은 최근 이러한 내용의 '2022년 AI 인덱스'를 발표했습니다. 스탠퍼드는 2017년부터 매년 AI 인덱스 결과를 발표하는데, 지난 1년간 글로벌 AI 업계에서 일어난 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데이터로 보여줘 호응받고 있습니다.
○AI 연구 패권 심화…中·美 협력은 늘어
이번 보고서를 보면 중국이 AI 강국이라는 게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난해 중국은 AI 저널, 컨퍼런스, 보고용 출판물 유형 등 전 분야에서 2위를 차지한 미국 대비 무려 63.2% 우위를 보였습니다.
의외였던 점은 미국과 중국이 국가 간 긴장이 고도된 가운데도 양 국가가 AI 분야에서의 협업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양국의 협력은 국가 간 협력 중 가장 많았는데요, 국가 협력 2위를 차지한 영국과 중국 간 협력보다 약2.7배 많았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협업해 발행한 AI 간행물 수는 2010년 이후 5배 늘었습니다.
○'사상 최대치' 기록한 민간 AI 투자
AI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약 113조6000억원(935억달러)이 투입돼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1위 미국이 약 65조원(528억8000만달러), 2위인 중국이 약 21조원(172억1000만달러), 3위 영국 약 5조6500억원(46억5000만달러)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은 약 1조3370억원(11억달러)으로 10위를 기록했다.
○투자받는 신규 AI 스타트업은 계속 줄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자금이 AI 분야에 들어왔습니다. 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약 6077억원(5억 달러)를 초과한 펀딩 라운드가 2020년엔 4번 있었지만, 지난해엔 15번이나 이뤄졌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신규 자금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의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새롭게 자금을 조달받은 AI 스타트업 수는 2019년에는 1051개, 2020년에는 762개, 2021년엔 746개 기업으로 집계됐습니다.
○고도화된 AI
아마존, 넷플릭스, 유튜브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개발이 고도화됐습니다. 지속적인 강화 결과 AI 훈련 비용은 2018년 이후 약 60% 감소했습니다. 성능도 고도화됐습니다. 2018년 AI가 6분 이내에 학습할 수 있었던 업무는 지난해엔 약 13초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AI 훈련 비용 하락, 성능 강화 추세는 AI 분야 성능 비교 테스트인 MLPerf가 시행하는 성능 테스트 분야에서 고루 나타났습니다.
○AI 논문·AI 특허 수 급증
지난해 전 세계에 등록된 AI 연구논문은 약 33만4500개로 나타났습니다. 출원 논문을 분야별로 보면 패턴 인식(5만1690건), 머신러닝(3만9930건), 컴퓨터 비전(2만4800건), 알고리즘(1만8300건), 데이터 마이닝(1만5270건), 자연어처리(1만3430건)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AI 특허 수는 14만1240개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AI 윤리' 중요성 부각
AI 분야에서 윤리 분야가 주류 분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AI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연구는 2014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윤리 주제 연구 관련 출판물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했습니다. AI 윤리와 관련해 산업계와 협력해 연구한 논문은 71% 증가했습니다.
최근 언어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거대 AI의 데이터가 데이터를 훈련할 때 편향을 많이 반영하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AI 윤리는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구글 딥마인드는 280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보유한 AI 모델 고퍼를 개발했습니다.
○5년간 AI 관련 법안 55개 통과
AI가 대세로 자리 잡으며 AI 관련 법안이 크게 늘었습니다. 2016년 전 세계 단 1개뿐이었던 AI 법안 수는 지난해 총 55개로 대폭 늘었습니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은 지난해 3개의 AI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하버드는 AI 법안을 AI, 머신러닝, 자율차량, 알고리즘 편향 등을 포함하는 법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배성수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