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과 행동주의 펀드 KCGI가 2년여 만에 맞붙은 한진칼 주주총회 표 대결이 조 회장의 압승으로 끝났다. KCGI가 한진칼에 주주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은 주총에서 모두 부결됐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한진칼이 추천한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주순식 전 법무법인 율촌 고문의 사외이사 안건은 찬성 60.6%, 반대 39.4%로 가결됐다. 또 한진칼이 내세운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 건도 찬성 79.9%, 반대 20%로 통과됐다.
반면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가 추천한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건은 찬성 25.02%, 반대 55.63%로 부결됐다. 그레이스홀딩스가 제안한 전자투표 도입과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실형이 확정된 자가 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는 이사 자격 기준 강화 등의 안건도 각각 57.9%, 53.4% 찬성률을 얻었지만, 특별결의사항 요건인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 조 회장 측의 표 대결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0.79%다. 여기에 우군인 델타에어(13.10%)와 산업은행(10.50%) 지분을 합치면 44.39%에 달한다.
조 회장은 이날 “올해를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