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틸·금강철강 '上'…일제히 치솟은 철강주

입력 2022-03-23 17:55
수정 2022-03-24 02:1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지 철강 회사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국내 철강주가 급등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에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사들이 고공행진하는 원자재 가격을 판매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RX철강업종지수는 23일 4.01% 올랐다. 하이스틸, 금강철강은 상한가로 직행했다. 포스코홀딩스(4.61%), 현대제철(6.72%), 동국제강(4.93%), 세아제강지주(7.78%), 세아베스틸(4.46%) 등 도 동반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철강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 최대 철강기업 세베르스탈은 금융제재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세베르스탈은 지난주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제때 하지 못했다고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 최대 철강 공장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 아조브스탈 공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철강 수입을 금지하고, 제3국으로 수입 쿼터를 재분배하겠다고 발표했다. 제3국은 한국과 터키, 인도다. 기존 대비 쿼터가 각각 26.9%, 31.7%, 6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철강사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철강 가격은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유럽 철강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주 유럽 열연 유통 가격은 t당 1500~1700유로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재료가 되는 원료탄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석탄 공급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세계 원료탄 수출의 12%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공급 우려까지 겹쳤다.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도 맞물렸다.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값은 뛰는데 철강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글로벌 철강사들은 원가 인상분을 매월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는데 수요는 견조한 만큼 국내 철강사들도 2분기 내내 적극적으로 판매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며 “이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