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청년은 다음달부터 대중교통 이용요금 일부를 지원받는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사비 40만원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청년에게 총 6조3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시, 청년 예산 8.8배 늘려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청년행복 프로젝트(2025 서울청년 종합계획)’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총 6조2810억원을 투입하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인 2016년 수립한 ‘2020 서울형 청년보장(7136억원)’ 사업보다 8.8배 많은 규모다.
오 시장은 “예산 규모를 늘려 청년의 삶을 최대한 폭넓고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은 약 300만명으로, 서울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 종합계획엔 일자리·주거·교육·생활·참여 등 5개 영역에 걸친 50개 사업 계획이 담겼다. 다음달부터 만 19~24세 청년 15만명에게 소득에 상관없이 대중교통요금을 지원하는 게 대표 사업이다. 개별 대중교통 이용금액에 비례해 20%를 마일리지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연간 최대 10만원 한도다. 2025년엔 지원 대상을 3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올 하반기에는 만 19~39세 청년 8000명에게 최대 40만원 상당의 이사비도 지원한다. 일반 가구에 비해 잦은 이사로 이사비 부담이 큰 청년 1인 가구를 돕는다는 취지다. 전월세 보증보험 가입 비용(10만원) 지원도 올해 10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교통비 등 선심성 현금 지원 논란일각에선 이 사업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현금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현금성 사업은 ‘퍼주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은 없는지 늘 신경쓴다”며 “이사비 지원은 중위소득 150% 이하가 지원대상이고, 대중교통요금 지원도 마일리지로 지급하는 것이어서 무차별적인 현금성 지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청년 대상 종합재무설계 상담인 ‘서울 영테크’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1300명이었던 지원 규모를 올해 1만명으로 8배 늘리고 2025년까지는 총 5만명을 지원할 방침이다. 저축액의 2배로 돌려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도 올해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없애 문턱을 낮춰 지원대상을 넓힌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은 2025년까지 5만5000가구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날 청년 일자리와 창업 생태계 구축, 진로 탐색 등을 위한 정책으로 청년취업사관학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용산·강동·마포구에 있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2025년까지 10곳 이상 조성해 기업 수요에 맞는 실무인재 총 1만명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다음달엔 온라인 플랫폼 ‘청년몽땅정보통’도 선보인다. 서울시와 중앙정부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약 1800개 청년정책을 한 곳에서 검색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 때 신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윤 당선인 청년정책과 유사…협업 구축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년 지원 공약과 서울시 청년 정책에 유사한 내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집, 청년도약 디지털 스쿨, 청년도약계좌 등을 예로 들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청년 정책, 철학과 함께 한다, 궤를 같이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내용을 살펴 연계 추진할 것은 연계 추진하고 사업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조율해서 힘을 모아가는 협업·협조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다만 서울시가 올해 당장 청년 사업에 투입할 예산 등을 늘려 지난 17일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느냐가 관건이다. 당초 올해 예산안에선 청년 지원책 관련 예산이 상당 부분 깎였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