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주가치 제고 나선 쿠팡, 와우멤버십 회비 네이버 수준으로 변경

입력 2022-03-23 15:44
수정 2022-03-23 17:17

쿠팡이 ‘와우 멤버십’ 회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6월부터 일괄 적용키로 했다. 네이버, 11번가(우주패스 미니) 등 경쟁사의 회비와 같은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유로 적자 경영을 감수했던 쿠팡이 모처럼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조치에 나서면서 쿠팡 주가도 22일 전날보다 4.51% 오른 19.70달러에 마감되는 등 반등세로 돌아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멤버십 요금 인상에 관한 안내문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요금을 2000원 인상하면서 기존회원에 대한 가격 변동 계획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상안 적용은 6월10일 이후 첫 결제일부터다. 예를 들어 이달 중 동의 안내문을 받은 회원이 가격 변경에 동의하면 종전 월 2900원으로 멤버십 혜택을 사용하다 6월10일 후 첫 결제일에 가격이 4990원으로 바뀌게 된다.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는 그동안 한 달에 2900원만 내면 로켓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 등 12가지의 혜택을 받아왔다. 보통 택배 단가(편도 기준)가 한 개당 3000~5000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만 주문해도 이용자 입장에선 ‘남는 장사’나 다름없었다. 이 같은 출혈 마케팅으로 인해 쿠팡은 2015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쿠팡 유료회원수는 약 900만 명이다. 한 명당 2090원 인상분을 적용하면 쿠팡은 한 달에 188억원 가량의 수익을 얻는 셈이다. 연간 2257억원 규모다. 아마존도 2018년 6월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멤버십 회비를 올린데 이어 오는 25일에도 두 번째 인상을 실행할 예정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품유통 부문에서 올해 흑자 달성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며 “쿠팡에 일단 회원으로 가입하면 지출이 매년 증가하는 등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