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1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은 ' 차익' 때문이다. 이 단지는 임대 의무 기간 후 임차인이 분양 전환을 포기한 가구를 대상으로 분양을 진행해 분양가가 2013년 수준으로 나왔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3억원가량 저렴하다. 거주 의무 기간이 없어 잔금을 전세금으로 맞출 수 있다는 점, 세종이 전국 어디서나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청약이 흥행한 배경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진행한 세종시 고운동 '가락마을 6·7단지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 1순위 청약 72가구 모집에 9만8073명이 몰려 평균 1362.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6가구를 모집한 가락마을 7단지 전용 84㎡A 기타지역으로 3만7907명이 몰려 7474.67대 1을 기록했다. 3가구를 모집한 같은 단지 전용 84㎡C 기타지역도 4197명이 도전 5077.00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1순위 청약 흥행은 특별공급 청약에서 예견됐다. 지난 21일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 총 107가구(기관추천분 제외) 모집에 4만3745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408.83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가락마을 6단지 전용 59㎡A 생애최초 전형에서 나왔다. 17가구 공급에 1만8169명이 청약해 1068.9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공과 1순위 청약을 합쳐 14만1818명이 청약통장을 던진 것이다.
실수요자가 수만명 몰린 것은 분양가 때문이다. 이 단지는 5년 동안 임대 의무 기간 후 임차인이 분양 전환을 포기한 가구가 공급됐다. 분양가가 2013년 최초 분양 시점과 같다. 전용 59㎡가 최고 1억7139만원, 전용 84㎡는 최고 2억2429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가락마을 6단지 전용 59㎡는 지난 1월 4억6000만원(최고가)에 거래됐고, 가락마을 7단지 전용 84㎡도 마찬가지로 1월 6억원에 거래됐다. 3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거주 의무 기간이 없어 잔금을 전세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 10%인 계약금 2000만원 내외만 있으면 잔금을 납부해야할 때 전세로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충당할 수 있다. 가락마을 6단지는 이달 2억6000만원에, 가락마을 7단지는 2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세종이 전국 어디서나 청약을 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흥행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청약 물량의 60%는 1년 이상 세종에 거주한 수요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40%는 1년 미만 거주자와 기타 전국 지역 거주 수요자에 배정된다.
당첨가점 기준선도 높을 전망이다. 월용청약연구소에 따르면 일반공급 당첨가점 기준선은 세종지역 61~69점, 기타지역 69~77점이다. 69점은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최대치로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세종에 사는 4인 가족이라면 가능성이 높고, 기타지역에선 최소 4인 가족은 돼야 청약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의미다.
당첨자 발표일은 이달 30일이며 계약일은 내달 11일부터 13일까지다. 재당첨 제한은 10년이고, 잔금 납부 후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치면 매매가 가능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