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농업 관련주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 영향으로 국내외 사료 관련주도 일제히 급등했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주요 곡물·사료 관련주는 가격상한폭까지 주가가 뛰었다. 한일사료가 29.87%, 누보가 29.91%, 현대사료가 29.84% 상승 마감했다. 한일사료와 현대사료는 전날에 이어 상한가까지 오르면서 이틀 연속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 미래생명자원(20.64%) 효성오앤비(13.67%) 팜스토리(8.53%) 대동(3.33%) 대주산업(2.01%) 등도 동반 상승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농기구 업체 디어(DE)와 비료업체 코르테바(CTVA), CF인더스트리(CF) 등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디어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20% 올랐고, 코르테바도 12% 상승했다. CF인더스트리는 1개월 동안 주가 상승률이 37%에 달한다.
국내외 농업 관련주가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국제 곡물가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곡물의 주요 생산지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로 꼽힌다. 소맥과 옥수수의 생산 비중은 러시아가 14%, 우크라이나가 5% 수준이지만, 수출 비중은 각각 26%, 16%나 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비료 수출 역시 막히면서 세계 시장에서 식량과 비료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제 밀 가격은 20% 이상, 보리는 30% 이상 뛰었다. 일부 비료 가격도 최고 40%가량 올랐다.
국내에서 사료주가 특히 급등한 것은 농산물 대부분이 사료용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소맥과 옥수수 비중이 높진 않지만 대부분 사료용”이라며 “현재 사료용 소맥은 7월 말, 사료용 옥수수는 6월 중순까지 소요되는 물량을 확보한 상태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